2014년 3월 13일 목요일

17. (번외) Rejection Fee를 계산해 보자.

 
 
자 경제원칙이 적용되지 않는 대한민국 광고계이지만, 그래도 경제원치을 적용해서 과연 얼마나 Rejection Fee를 받아야 할까를 생각해보자.

예를 들어 대략 연 빌링 80~100억원 정도의 소비재 상품 및 브랜드 캠페인이라고 생각하고, BTL과 온라인도 제안에 포함된다고 가정하자.
거기서 평균 준비 기간인 3주일 전에 OT를 하고, 과제로는 책임 회피를 위해 "제시 시안의 형식은 제한하지 않겠습니다. A라인, B라인 각각2개씩 최소한 4개의 시안 준비해주시기 바랍니다" 라고 숙제를 냈다고 치자.
그리고 이 프로젝트에 모닥불로 뛰어드는 불나방들처럼 대한민국의 기라성 같은 4개 인하우스 광고 대행사가 참여 했다고 치자.


1. 우선 직접비 부분을 보면

가. 기준

대한민국 광고대행사는 돈을 안줘도 서로 하겠다고 애걸복걸하는 거지 같은 존재들이기는 하지만, 경제원칙을 적용하기 위해서 현행법에서 규정하는 최소치의 비용을 준다고 가정해보자.
가령 삼성그룹 안에서도 임직원 평균 연봉이 7900만원으로 TOP 5위에 속하는 "제일기획"까지 포함해서 전체 대행사 직원들에게 입찰 준비 기간 중 법정 최소임금인 시급 5210원을 준다고 가정해보자.
아래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대한민국 광고대행사 직원 수준 = 패스트푸드 알바 수준"으로 보고 계산한거다.

나. 투여인원
보통의 인하우스 대행사라면 아마도 AE 팀에서 대략 4~5명정도, 제작에서 대략 4~5명 정도, 그 위에 임원들 대략 3명, IMC쪽은 대략 BTL과 온라인 각 2명씩, 매체는 플래닝만 한 2명 들어가는 걸로 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다. 투여시간
보통 3주 주니까 3주인 21일동안 준비한다고 보자.
하루에 실제 업무를 하는 AE 및 제작은 휴일 포함해서 4시간 동안 정상 근무를 하고 6시 이후 야근을 각 2시간 정도씩 한다고 보자.
최저 임금을 받는 햄버거 굽는 알바도 고용 노동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초과 근무를 할 경우 1.5배를 받도록 되어 있다. 즉 Over Time이 2시간이면 실제 계산은 3시간치 임금을 받는다는 거다.
임원들은... 야근 안하겠지? ㅎㅎㅎ
매체나 IMC도 우선 안하는 걸로 쳐보자.. 혹시 보는 사람들 중에서 흥분하는 매체팀이나 IMC팀 직원이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어차피 버거킹에서 패티 굽는 알바하고 동일한 신분이니 너무 흥분하지 말도록 하자.
내가 보기에는 AE나 제작 같은 경우 실제 저정도 시간... 안들어갈 것 같으니까, 계산의 편의 상으로 그렇다는 거다.

라. 결과
결과는 아래 그림과 같다.

[광고대행사 직원들이 롯데리아 알바 정도의 수준이라고 과대평가했을 때 직접비 ]
 
 
 
 
 

광고 입찰 준비 기간 동안 대한민국 상위 연봉군인 광고대행사 직원들이 실제로 광고주로 부터 받는 대우보다 훨씬 높은 수준인 2014년 최저임금을 적용한 결과 피자헛에서 오토바이로 배달나가는 알바 청년은 받을 수 있지만 광고대행사에서는 광고주에게 받지 못하는 직접비가 대략 1천만원 수준이다.


2. 시안 제작비

광고주는 멋지게 "알아서들 최선을 다해, 당신들 생각에 가장 적합한 형식으로 해오시구요. 제한을 두지 않겠습니다."라고 했지만, 이는 OT후 첫 회의에서는 "스토리보드로 제한을 안하네? 글면 다른 데도 애니매틱 해올테니 우리도 애니매틱으로... 오케이? 100억이면 이거 따면 당분간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거야... 무조건 따오라구..."로 해석이 된다.

전에 이야기 했다시피 애니매틱 시안이 보통 400~600만원 정도 나오는데 대략 400만원이라고 잡으면 4개 하면 1600만원이다.
여기에 프러덕션에서 기획료 500만원 주는 조건이면 2100만원이 된다.
안주고 하겠다는 곳도 있고, '바잉파워" 고려해서 안주고 해주는 곳도 있겠으나, 광고대행사 직원들도 직접비 계산을 했으니, 여기서도 주는 걸로 일단 하자.

거기에 인쇄 제작비가 있는데, 외주 쓴다고 치면 개당 50만원 치고 4개 가져가면 200만원이다.

총 합쳐서 2300만원 되시겠다.


3. 진행비
이거 뭐 얼마 안드는 돈인데, FGI 한 번 한다고 치고, 1인당 5만원씩 준다고 치고, 5명 그룹 2번 한다고 치고 (근데 요즘 이런 조사 정말 하는 곳들이 있나?) 한 50만원 들거고,
제본하고 인쇄 시안 출력하고 자료 구입하고 프레즌테이션 기자재 일부 구입하고, 돌아다니는데 교통비 쓰고 뭐 하고 하는데 대략 150만원 든다고 치자.
그거 대부분 술 먹겠지만...

그거 다 합쳐서 넉넉히 200만원 든다고 치자


합계를 내보면
직접비: 1000만원
시안 제작비: 2300만원
진행비: 200만원

총 3500만원이다.

이거 광고주가 주면 어떻게 될까.

3500만원 X 4개 대행사 = 1억4천만원이다.

100억 광고예산을 효율적으로 잘 쓰기 위해서 중요한 파트너를 선정하는데 전체 예산의 1.5%가 안되는 비용을 투여하는게 과연 그렇게 대단한 돈인가 아님 낭비인가?
(그나마 직접비는 패스트푸드 알바 수준으로 주는 건데...)

낭비라고 생각한다면,
이렇게 Rejection Fee 주는 전세계 거의 모든 나라의 거의 모든 "그 광고주 너"보다 더 똑똑하고 양심있는 클라이언트들은 다 병신이라는 건가?

낭비라고 생각한다면,
시안 내라고도 하지 마라..
어차피 "모기획의 약속"이 중요하면, 크리덴셜 출력하고 "약속"만 가져오라고 해서 대행사를 선정하고 시안은 그 때부터 조져서 만들면 되쟎아?

서로 깔끔하고 공정거래한 방법이다.
"비정상의 정상화"이기도 하고...

나중에 이야기 하겠지만, 이런 식으로 Rejection Fee가 있기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경쟁이 경제원칙을 벗어날 정도로 과열되지도 않고 자주 있지도 않은 거다.
입찰 하려면 자기도 돈이 드니까 광고대행사 교체를 신중하게 생각하는거지.

반면 우리 나라는 광고주 입장에서는 손해날 게 아무것도 없다.
지 브랜드는 망가지고 일관성은 훼손되어 누적된 광고 이미지는 날라가버리겠지만...
그게 어디 결재판 위에서 입증되는 일이겠는가..

그보다는 내노라 하는 그룹의 계열사들 4~5군데 불러다가, "갑"질도 확실하게 해서 스트레스도 날리고
회사 안에서는 한 번 동네 잔치 열어서 사람들 불러다가 구경도 시키고, 내가 일 잘한다느 인상도 확실히 주고,
밖에서 봤을 때는 심지어 매번 광고 소재 교체할 떄마다 경쟁을 붙이니 참으로 공정해 보이고...

이 모든게 실무적으로 단박에 해결되는 길은... Rejection Fee 밖에는 없다.
앞으로 10년 안에는 성사되기 어렵겠지만...

참고로 최근에 들은 Rejection Fee는 모 통신 브랜드가 500만원, 모 재벌 계열사는 600 ~ 800 정도 줬더라.
그리고 그 프로젝트들에 한 자본 잉여력 넘치는 인하우스 대행사가 개발비로 투여한 비용은... 1억원이 조금 안되었다고 한다.

병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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