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말 없이 광고를 우리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해온 미국은 어떨까?
미국은 보통 3년을 계약 기간으로 한다.
대신 매 해마다 Agency Evaluation을 하면서 대행사 서비스에 대한 피드백을 주면서 쫄건 쪼고 사람 바꿀 건 바꾼다.
(이거 당연한건데 우리 나라에서는 이런 프로세스를 거쳐본 적이 별로 없지.. 왜냐면 인하우스는 평생 안바꾸고 비계열 광고주는 1년에 한번씩 바꾸던가 아니면 경쟁입찰을 해도 아무 이유 없이 하니까)
하지만 대행사 교체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하게 판단하는 편이다.
거기에는 3가지 큰 이유가 있는데
가. 우선 돈과 시간이 든다.
국내 로컬에서만 근무한 광고대행사 직원들이 들으면 놀랄만한 뉴스일텐데 전 세계에서 경쟁입찰을 하면서 리젝션피를 주지 않는 나라는 OECD 국가중에서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그만큼 불공평한 갑을 관계인거지.
이 것 같고 두 세 페이지는 쓸 수 있어서 다음에 구체적인 이야기는 하기로 하고,
암튼 미국에서는 피치를 하려면 Agency Search 하는데 시간이 들고 (이 것도 전문 대행사에 맡기는 경우도 많이 있다) 이후 Short list에 올라서 OT를 하면 보통 3개월의 시간을 주고 참여 대행사에 대해서는 Rejection Fee를 주기 때문에 쉽게 말해서 시간도 들고 돈도 들어서 함부로 연례행사처럼 입찰을 하겠다는 생각을 못하게 된다.
우리 나라? 보통 2~3주 주고 Rejection Fee도 없고 입찰 열면 잔칫집 분위기에 일 열심히 한다고 칭찬도 받으니 그야말로 맘만 먹으면 퀵 서비스 업체 바꾸는 것처럼 바꿀 수 있다.
나. 대리 비용이 발생한다
대행사를 바꿨다고 치자.
새롭게 그 브랜드 공부하고 광고주 쪽 분위기와 문제점 파악하고, 거기에 다시 광고주쪽 성향까지 파악해서 제대로 결과물을 내려면 아무리 머리 좋은 회사라도 분명히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기간 동안에 몰라서, 익숙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시행착오는 필수 불가결할 거다.
미국에서는 이렇게 익숙해지는 기간 동안 100% 대행사의 역량을 쓰지 못하고 학습시키는데 들어가는 시간도 다 대리비용이라고 판단한다.
동시에 새롭게 대행사가 정착해서 제시하는 시안이 과연 시장에서 효과가 있을까에 대해서 장담할 수 있을지에 대한 Risk도 큰 고려 요소가 된다.
그럼 우리 나라 대행사는 미국 대행사보다 머리가 좋아서 그런 기간이 필요 없을까?
그게 아니라 우리 나라의 경우 대행사 교체 및 시안 결정에 이상하게 사장 회장들이 직접 관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문제는 이런 높은 양반들은 그런 문제에 대해서 전혀 무지하거나, 밑에 실무자 넘들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거나, 혹은 새로운 파트너 만나는데 설레여서 뭐 어쩔수 없지 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그렇다.
그 결과 우리 나라에서는 한 브랜드가 잦은 대행사의 교체에 따라 메시지와 브랜드의 Tonality가 일관적으로 가지 못하고 보통 미친년 널뛰기 하듯이 바뀌는 바람에 일관된 소비자 인식상의 이미지를 만들지 못하고 그전까지의 브랜드 투여 비용을 0으로 만들어버리는 낭비가 너무나도 자주 발생한다.
다. 광고주 평판에도 문제가 생긴다.
미국에서 광고대행사를 그래도 어느정도로 파트너로 인정하냐면,
보통 Fee로 계약을 하는데 연말에 광고주 회사 직원들한테 보너스를 줄 때 Fee로 계약을 한 광고대행사 직원들도 보너스를 같이 주는 경우도 많이 있다.
(이게 계약서에 들어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없는 경우에도 챙겨준다는 말이다)
꿈 같은 일이지?
내가 봤던 유일한 케이스는 2002년에 TBWA에서 그 전설적인 Be The Reds! 캠페인 하고 SK에서 1억을 직원 보너스라고 받은 후 거기에 다시 회사에서 1억 더 보태서 나눠줬다는 훈훈한 이야기와 1억까지는 아니고 기분상 몇 천 나누어 줬다는 이야기 1~2개 더 들은게 전부다. (잘 기억이 안나네)
이런 관계에서는 만일 대행사가 일을 못해서 교체를 해야 한다고 하면 보고를 한다고 패보자. 위에 경영진은 그러면 "그럼 실무 광고주인 너도 그 동안 잘못을 해서 브랜드 관리에 낭비가 발생했구나"라고 논리적으로 인식하게 된다는 거지. 이런 상황에서 "거긴 2~3년 했으니 바꿀 때가 되었습니다" 라고 할 수 있겠냐?
더 웃긴건 우리 나라에서 Fee로 계약을 하면 다음 해에는 물가 상승율만큼 당연히 올려줘야되는데, 오히려 깎는다고 한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매년 계약하는데 비용을 절감했다고 위에다가 보고해야 자기가 살 수 있으니까...
(입장 바꿔서 생각해보자... 니가 Fee로 국내 광고주 일을 열심히 하는 대행사 직원이라면... 아무리 열심히 해도 내년에는 연봉이 동결 혹은 삭감이라는 이야기다...)
근데 그런 넘들이 변호사 Fee 는 그렇게 깎는거 못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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