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10일 금요일

광고직설 1. 기업은행 광고가 성공 캠페인이라고? (5)


난 이 주제에 대해서 정말 오랫동안 글을 쓰고 싶었다.

IBK 기업은행 송해 광고가 성공 캠페인이라는거, 그래 모르는 일반인들은 할 수 있는 이야기다.
그런데 어쩌다 광고일 하는 사람들 중에서 가아끔 그런 이야기 하는 사람 볼 때마다,
참, 이 바닥 수준이 이러니 이런 대우를 받지 하는 생각을 금할 수 없었다.

IBK 기업은행 송해 광고가 더 나쁜 이유가 하나 더 있다.

IBK 기업은행은 매년 한국언론재단을 끼고 (이게 관변금융기관이라는 증거지) 입찰을 나라장터네 올려서 하곤 했는데 (요즘은 모르겠네)

2011년에는 입찰에서 1차 제시가 12월 22일, 2차 제시가 12월 23일인가 24일인가에 있었다.

기억은 잘 안나는데 그게 중요하지 않은게,
그 문제의 송해 광고가 언제 온에어 되었냐면 바로 2011년 12월 28일에 된 것이었다.

보통 시안 결정하고 온에어까지 얼마 걸리냐고?
PPM 하고 촬영하고 후반작업하고 시사하고 그 와중에 심의 넣어야 되고...
보통 1개월 잡는다.
뭐 기록으로는 입찰 제시하고 1주일만에 온에어한 적도 있었지만.

그럼 송해 광고는
송해 모델 계약하고 PPM 하고 촬영하고 심의 넣고 은행장 시사까지 하는데 3~4일 만에 했다는 건데 (크리스마스도 있었는데...)

알고 보니 이미 대홍기획에서 12월 초에 모델 계약은 물론 촬영까지 다 끝냈더만.
한마디로 다른 대행사들 다 들러리 세운거지...

아, 찍기는 했는데 다른 좋은 아이디어가 있을 것 같아서 입찰은 했다고?
씨바, 그 아이디어가 행장이 낸거라매... 그걸 이길 아이디어가 있을 것 같아서 했다고? 송해보다 더 좋은 다른 모델이 있을 거 같아서 했다고? 행장이 송해 정했대매?

송해 찍은 모델료하고 제작비 하고 다 날릴 각오를 하고 그래도 좋은 아이디어 있을 것 같아서 입찰을 했다고? 그런데 그보다 좋은 아이디어가 없어서 어쩔수 없이 찍어놓은 걸로 내보냈다고?

IBK 기업은행 송해 광고가 좋은 광고 혹은 성공 광고였다는 말,
적어도 광고일 하는 사람이 하면 안된다고 본다.

성공 캠페인할 만한 광고주들도 아니었고, 실제 그렇지도 않았다.

이제 제발 광고일 하는 사람은 그런 유언비어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

아.니.거.던.




광고직설 1. 기업은행 광고가 성공 캠페인이라고? (4)



내 생각에 IBK 기업은행 광고는 잘 만든 광고 캠페인이 아니다.

카피도 엉망, 구성도 엉망이다.
거기에 기존에 구축하려던 브랜드 이미지를 180도로 바꿔버린 팀킬의 광고이다.

또 하나의 증거를 대 볼까?
진짜 성공 캠페인이라면 만든 사람들도 그정도 실력이 있어서 꾸준히 브랜드를 일관되게 관리하고 유지할 수 있어야 하겠지. 즉 꾸준히 히트 광고는 아니더라도 수준은 유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송해 광고 이후에 나온 사투리 팔도유람편이나 2015년부터 나온 로봇 캐릭터를 쓴 "희망" 캠페인 같은 경우에 좋은 광고, 히트 광고라는 이야기 들어봤나?


(참 HS 애드 스럽다는 생각이다. 뾰족한거 하나 없이 둥글둥글한... 근데 같은 집에서 배달의 민족도 한다는 거지... 결국 광고주 문제일세...)

아니다.
똑같은 집에서 나온 데다
송해와 송해 이후 광고들의 수준도 비슷하게 낮은데
왜 굳이 송해 이후 광고들은 전혀 화제도 되지 않고 좋은 광고라는 말도 못들어봤을까?

그 송해 광고가 최초로 송해라고 하는 설마설마했던 전대 미문의 모델을 썼던 것이 눈길을 끌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정확하게는 송해 광고가 잘만들어서 성공한 캠페인이 아니라
소재 하나를 무식할 정도로 많이 틀어대서 전국민이 여기에 세뇌가 되었을 뿐이다.

많이 보면 좋아진다. 혹은 좋다고 느껴진다.
아닌거 같다고?
TVCF 순위에 목숨걸어본 광고인들은 알거다.
인기CF 되려면 대학생들 좋아하는 모델과 매체량 없이는 때려죽어도 안된다고

마치 영화로 예를 들면
박스오피스 1위를 한 영화들이 다 좋은 잘만든 영화가 아니라는 거다.
스크린 독점을 해서 많이 보면 "인기 영화"가 될 뿐이지.

IBK기업은행이 송해 광고를 얼마나 무식하게 틀었냐면
KADD라고 광고업계에서 쓰는 광고비 통계 시스템이 있다.


2012년에 기업PR TV 소재는
1) 송해 광고 런칭편과
2) 4월부터 아역이 나와서 역시 똑같은 대사 읽는 광고
이렇게 딱 2편인데, 여기에 들어간 매체비가 놀랍게도 총 520억원이다.

소재 2편에 520억원...
뭐 종편이나 케이블은 정확히 안나온다 하고 라디오 30억원 (그것도 카피는 똑같다) 라도 엄청나지 않냐?

딱 2개로 나누면 소재 하나에 260억원어치를 틀어댔다는 건데, 아마 광고인이 아니면 이게 얼마나 대단한건지 모를거다.

광고일을 하다 보면 광고주가 늘 물어보는게 있다.
TV 광고 소재당 TV 매체비를 얼마 정도로 하면 적당한 거에요?

뭐 딱 광고 소재 넣고 타겟 넣고 매체 넣어서 금액 나오는 시스템이 있으면 좋을텐데 그런건 세상에 없고
1) 경쟁사가 얼마나 트는지
2) 타겟 특성 (뭐 TV 많이 보는 타겟이면 그렇지 않은 타겟보다 적게 틀어도 되겠지)
3) TV Buying 상황 (보너스 많이 받으면 그렇지 않은 시즌보다 적게 틀어도 되겠지)
4) 내가 알기롱 유일하게 70년대에 미국에서 만든 모델이 있는데, 뭐 Average Frequency (평균 적으로 광고를 본 빈도)가 5~13이 유효 노출이고 17회가 넘어가면 너무 많이 봐서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끼니까 그 전에 멈춰야 된다는 이론이 있다. (자료가 있었는데 못찾겠네)

뭐 이런 걸 기준으로 삼기는 하는데 최종적으로는 광고주로부터 대행사가 얼마나 돈을 더 많이 뺄 수 있느냐를 가장 중요하게 자료를 만들기는 하지..

근데 긴 말 줄이면,
보통은 15초 소재당 TV 매체로 20~30억, 기간은 집중하면 1개월, 쭉쭉 늘리면 3개월, 이렇게 쓰는게 아주 표준화 되어 있다. KT 같은 경우는 캠페인이 많아서 그런지 예전에는 예외로 한 소재당 15억원 이하로 쓰는 경우도 있었다. 많이 쓰는 경우도 소재당 40~50억원 정도 쓰는 경우도 있겠지.

다 좋은 노래도 너무 많이 보면 지루하니 그 전에 멈추고 내려오라 이거지.

근데 IBK 송해 광고는 30초니,
1) 공중파 기준으로 15초 광고의 1.8배라고 보면
2) 송해와 아역 광고까지 2개를 합쳐서

다른 건전한 광고주들은 30초 소재 2개면 72~108억원 정도를 틀고 내리는데 비해
무려 4.8~7.2배에 해당하는 520억원 어치를 틀었다는 거다. 

즉, 전 국민은 카피도 아니고 그저 조준희 행장이 이야기 하고 싶은 담화문을 520억원 어치,
다른 광고에 비해 최고 7배나 더 오래 들었다는 거다.

이정도면 그 내용을 떠나서 이미 공감을 통한 인식의 변화를 꾀하는 광고가 아니라,
강제 주입을 통한 세뇌를 목표로 하는 "교육"의 수준이다.

IBK 기업은행이 전국민을 교육한거다.
그리고 전 국민은 여기에 당해서 "송해 광고=성공 광고"라고 세뇌를 당했을 뿐이고.

안타까운건 그 많은 돈이
공감도 없고, 오히려 IBK기업은행이 피했어야 할 예전의 OLD 한 이미지로 회귀시키는데 투자되었다는 점이다.

이전 글에서 이야기 했다 시피
신한은행, 하나은행, KB은행을 제치고 내가 제일 가고싶은 은행까지 못가고
"내가 갈 수는 있는데 애국적이고 OLD 한 은행이 되어버린 거다."

아닌 거 같냐?

2013년 10월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 자료에 따르면 기업은행이 송해 광고 하고 나서 인지도는 높아졌는데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http://www.nocutnews.co.kr/news/1121928 (노컷뉴스 2013년 10월 29일자)

여기 기사를 보면 기업은행 광고의 인지도와 호감도가 나란히 1위인 것으로 나온다.

내 말이 그러니 틀린거라고?
내가 아까 이야기 했지. 사람들은 많이 본 걸 좋은 걸로 표시한다고...

예전에 다른 조사들 보녀 의외로 대출 광고들이 상기도나 호감도에서 높게 나온다.
산와머니에 초콜렛 같은 캐릭터 나오는 광고 있지?
그거 무지하게 호감도 높은 광고다.

아닌 거 같으면 다시 송해 광고 봐바라
니가 광고주면 그런 광고 똑같이 하겠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을 해봐라.

하겠냐?
쭉 그냥 읽는 그런 광고가 정말 효과적이고 결과가 좋을 거 같냐?

그럴 거 같으면 광고인들 다 은퇴해야지...
그 바쁜 은행장도 틈틈히 카피 써서 성공시키는데...






광고직설 1. 기업은행 광고가 성공 캠페인이라고? (3)



앞서서, 가장 유명한 런칭 광고의 카피 구성상의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 해봤다.


두 번째로 지적하고 싶은 문제는
비전문가가 - 그것도 하필이면 그 회사 사장이 - 자신의 아이디어에 꽂혀서 광고를 주도할 때 흔히 보여지는 광고 캠페인 및 전체적인 기업 이미지에 대한 문제이다.


1. IBK기업은행의 브랜드 이미지는 "다중이"인가?

뭐 워낙 런칭광고는 많이 봤을 테니까, 문제는 그런 광고 바로 이전에 나와서 한동안 같이 운영된 광고다.



기업PR은 아니고 IBK 카드 광고다.
여기도 역시 하사 카피 필기체로 멋있게 강조해서 잘 넣었네.
참 디즈니 같은 곳에서 가져온 캐릭터와의 멋진 "하모니"다.

자, 그렇다면 하나 물어보자.
1) 90살 먹은 할아버지가 나와서 애국조회 하듯이 또박또박 읽어주는 광고와
2) 애들 만화에 나올 미국 디즈니 캐릭터가 나오는 애니메이션 광고가,
과연 제 정신이면 한 브랜드에서 동시에 집행이 가능한 광고인가?

기업PR과 카드 광고라서 다르다고?
글쎄다, 세금계산서 받은 부서나 다르겠지
그런게 중요한 것이 바로 "광고주 마인드"라는 거고,
실제로 보는 소비자들 눈에는 다 똑같은 IBK 기업은행에서 나온 광고다.
삼성생명이나 삼성화재 다 똑같고, 현대차PR과 쏘나타 광고 다 똑같은 곳에서 나왔다고 본다.
더구나 IBK기업은행의 기업PR Target과 위 카드 광고의 Target이 그렇게 다를까?
결국 카드가 좀 젊긴 하겠지만 핵심 타겟은 경제활동하는 30세 ~49세 아닐까?

송해써서 진중하게 갔으면,
그래서 소비자들이 우리 브랜드를 사람으로 봤을 때 60대 늙은이로 보기를 원했으면, 카드도 적어도 실사 정도로 는 가든가, 거기에 유준상이라도 써서 40대 정도로 라도 갔어야지...

자 송해광고가 히트를 치면 칠수록, (내 생각을 미리 이야기 하면 "교육될수록")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이 애니메이션 만화 광고는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인식이 되었을까?

이 카드 광고도 IBK 광고스러웠을까? 
아니면 전혀 별개의 은행에서 나온 카드 광고 같았을까?
그렇게 "히트 광고를 만들 능력이 있는 사람이 만들었다면 
같은 시기에 나온 왜 이 카드 광고는 전혀 이야기가 없을까? 

내 생각에는 별개의 브랜드 광고로 인식이 되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고, 
똑같은 IBK 광고로 인식이 되었다면 IBK 브랜드 자체가 "다중이"로 인식이 되었을 것이다.

아닌거 같다고?

딱 하나만 예를 들어도, 
현대카드 광고가 어디 이런 이야기 들었던가?
그 비싼 제작비 들였다는 기업PR 뿐 아니라 값싸 보이는 대출 광고를 해도 
그래도 현대카드 스럽다는 이야기들 하지 않던가? 그렇게 보이지 않던가?


참고로 내가 듣기로 애니메이션 광고를 간 이유가, 제작비 때문이라던데...
역시 대행사 놈들은 다 도둑놈들이라서 매년 입찰 시키지 않으면 안되라고 생각하시는
후진적인"정규직" 은행직원들 답게,
매년 입찰을 시키면서 웃기는 건 나중에 결정될 시안이 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우선 제작비도 입찰 때 무조껀 써 내라는 거지.

대행사 노예 놈들은 
매체비가 크니까, 입찰에서 점수 딸려고 제작비는 턱없이 낮게 쓰는 거고.
근데 노예놈들 답게 따고 나서 지 돈 넣기는 싫으니까,
애니메이션으로 처음부터 제안했다고 하는데... 
뭐 그게 아니면 말고... 나도 그쪽 회사 일 하던 사람한테 들은 거니까...


2. IBK 기업은행, Young 해져야 하나, Old 해져야 하나?


자, 아래 문제는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기업은행이 모든 국민이 이용할 수 있는 일반 은행임에도,
기업들만 거래하는 곳으로 오해가 있어서 영업에 지장이 많아서 해결이 필요했다"

여기서 문제는 왜 이걸 송해가 읽느냐는 거다.

신뢰성이 생명인 은행 광고에서 90 먹은 분을 모델로 그렇게 몇 백억을 써서 광고 했다가 혹시라도 잘못이라도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비판도 많이 들었지만, 뭐 실제로 다행스럽게 그런 일이 없었으니 그 문제는 차치하도록 하자.

조준희 은행장이 쓴 책을 읽지는 않았으나, 아마도
"누구나 나올 수 있는 전국 노래자랑 = 누구나 거래할 수 있는 은행 = 모든 국민을 대표하는 상징적 이미지" 라고 송해를 쓴 이유를 강변할 것으로 개인적으로 추측한다 .

자, 본인이 송해로 제안하고 결정했다고 했으니, 그럼 이런 비판에도 답은 있어야지.

IBK기업은행은 예전 이름이 "중소기업은행"이다.
고루하고 OLD 하고 정말 정부기관스러운 이미지가 절로 나온다.

이후 이름을 IBK 로 바꾸면서 기업PR 광고를 한 것들을 보면 꾸준히 브랜드 이미지를 Young하고 Innovative 하게 바꾸려고 노력해 온 것이 느껴진다.

[2008년 2월 1일 기업PR]


[2008년 4월 1일 기업PR]



역시 예전에 말이나그림에서 만들 때가 제일 좋았던 듯 하다. 

IBK기업은행의 광고를 쭉 보면, 한국언론재단 대행 브랜드 답게 들쑥날쑥한 부분이 있기는 하다.그래도 몇년을 꾸준히 "정부기관인 중소기업은행"의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국민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은행"이기는 한데, 거기에 
1) 좀더 세련되게
2) 좀더 젊어보이게
노력을 해온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놈의 히트한 "송해 광고" 한 방이 그 오랜 노력을 날려버리고,
국민 모두가 이용할 수 있지만 왠지 60세 이상 애국자만 사용할 것 같은 OLD 한 관변 은행으로 확실하게 이미지를 구축해 버린 것이다. 

뭐 그 이후 2014년에는 팔도 유람하면서 나온 후속 사투리 캠페인으로
확실하게 전국민의 가슴 속에 "애국 경로 지방분권 중소 IBK기업은행"으로 이미지를
다부지게 굳혀 버렸다. 

[2014년 경상도 편]




만일 전문가가 광고를 캠페인이라고 하는 "일관되고 목적된 이미지 획득을 위해 기획하고 관리"하였다면 이렇게 IBK 기업은행의 브랜드 이미지를 
1) "인격 다중이" 로 만들거나 
2) 획획 브랜드 이미지를 180도로 바꾸면서 기존의 브랜드 인지를 깡그리 무시하는 
그런 무식한 광고를 집행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왜 이런 문제가 생겼을까?

바로 광고보다는 더 큰 문제에 시간을 보내야 할 비 광고전문가인 사장 / 회장 / 임원이 
"내가 내 브랜드는 가장 잘 알아" 라는 자만에
"그래서 내 아이디어가 제일 괜찮네" 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똘기 충만한 광고 아이디어를 직접 내고 직접 만드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상명하복", "윗분이 까라면 까는" 문화에 푹 젖어 있는 우리 나라 기업에서는
그런 칼자루 쥔 똘아이 사장/회장/임원에 맞서서
내 목 내놓을 월급장이 전문가도 없을 뿐더러,
사실 이런 국영기업시런 회사에서 그런 "전문가"가 나오기도 힘들다.

대행사는 어떠냐고?
어떻게 하든 우리야 15% 받으면 땡큐고,
하사 카피에 시안 만들어져서 내려오면 비용 줄어들어서 땡큐고
여기에 맞짱구 쳐주고 비위 맞춰주면 일 편해지니까 땡큐다.

근데 그렇게 은행장도 이야기하고 은행 전체가 목숨걸고 PR하던
대한민국 광고에 한 획을 그은 "송해"광고 정도를 만들었으면
대홍기획이랑 한 10년 가야 되는거 아닌가?
(에스오일 광고 만든 제일기획처럼)

팔도 사투리 버전 만들고 행장 바뀌니까 바로 갈아치우네? 
여기 "으리"가 없는 아사리 판이여...




광고직설 1. 기업은행 광고가 성공 캠페인이라고? (2)


기업은행 광고가 여러개 있었지만, 그 중 아마도 조준희 전 행장이 자랑하고 싶은 건 바로 송해를 활용한 아래 광고일 것이다.

[2011.12.28 국민 모두의 은행 편]

여기 유튜브 버전에는 몇 줄 더 있던데 TV에서 전국민이 외울때까지 지겹게 본 버전은 카피가 바로 -

IBK 기업은행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거래할 수 있는 은행입니다 (1)

국민여러분 
기업은행에 예금하면 기업을 살립니다 
기업이 살아야 일자리가 늘어납니다 (2)

참 좋은 은행 IBK 기업은행 (3)


1. 논리도 없고 카피 같지도 않은 카피

우선 전체 문단 중에서 1번과 2번은 전혀 연결도 안되는 별개의 주장이다.  
(다 이용할 수 있는 일반 은행이라는 것과 기업을 살리는 은행이라는 거... 다르지?)
그래도 그냥 논리적인 연결이나 설명 없이 그래도 쭉 읽어 버린다!
어색하니까 "국민 여러분" 한 번 외쳐주고!

2번과 3번은 그래, 일자리가 늘어나니까 좋은 은행이다 라고 연결된다고 쳐도,
1번과 3번 역시 연결되지도 않는다. 
(국민 모두가 거래할 수 있으니까 바로 좋은 은행인가? 그건 그냥 "일반" 은행이지)

두번째로 논리도 연결이 안되지만, 표현도 참으로 "웅변틱하다"
아마 광고 대행사에서 카피라이터가 이렇게 써오면 아마 진지하게 이렇게 이야기 했을 듯
"너 이 일이 그렇게 적성이 안 맞니? 이게 카피냐 원고냐? 아님 광고주 오리엔테이션 브리프냐?"

결국 이 카피는 
브랜드의 철학 혹은 주장에 소비자 공감을 이끌어 내는 것도 아니고, 
혹은 재미있는 표현을 통해 광고에 주목을 이끌어내거나 브랜드를 기억시키는 것도 아니고, 
한마디로 카피가 아니라 그냥 말하고 싶은 주장을 쭉 적어 놓은 것에 불과하다.

그런데 그 이유가 다 따로 있다...
이 광고 만든 대홍기획 카피라이터가 바보가 아니라는 말이다. 

이 카피는 소위 업계에서 이야기 하는 광고주가 하사하신 "하사 카피"다.
본인의 주장 및 그쪽에서 들은 바에 따르면
홍보실 출신으로 드물게 은행장까지 오른 조준희 은행장이 밤을 새면서 고민을 하다가 만든 카피시란다. 

즉 홍보일을 하면서 "문장력"도 있는 조준희 행장이 기업은행을 다른 국민들은 자기만큼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비분강개하셔서 간만에 실력발휘 좀 하신 카피 되시겠다. 

문제는 보통은 하사 카피가 한 줄 정도이고 이걸 카피라이터가 좀 광고에 맞게 표현을 고치든지, 아님 앞 뒤에 다른 카피를 넣어서 광고 답게 만드는게 일반적인데,  조준희 행장님은 위 전체 문장을 그대로 하사 하시고 단 한 글자도 수정을 "허락하지 않으셨다"

어느정도였냐면, 


이게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 "불법옥외광고"로 언론에 문제된 사진인데, 이 옥외 광고는 위 TVC가 온에어되기 전에 설치된 것이다.  차타고 다니는 사람은 다 읽지도 못할만큼, 아마 대한민국 옥외광고 역사상 가장 길 카피일 것이다. 

결국 누구도 하사하신 카피에 불경하게 단 한 글자도 손댈 엄두를 못낸거지.

내가 듣기로는 대홍기획도 1년인가 2년인가 전부터 대행을 하고 있어서 이런 정서를 잘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피치에서는 "아무리 그래도 광고는 광곤데..." 하는 고민에 시안 2개 중 하나는 위 하사 카피를 좀 광고적으로 바꿔서 시안을 만들었다지? 





2. 2개의 복수 소재 운영을 했어야 했다. 

이렇게 서로 연결되지도 않는 카피를 쭉 다 읽으면 아무리 빨리 읽어도 20초는 된다. 

보통 당시만 해도 15초 광고가 주류였는데 이렇게 별개의 2가지 주장을 해야 한다면, 
1편은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은행"
2편은 "기업을 살리고 일자리를 만드는 은행" 
이렇게 2편으로 나누고 각 주장에 대한 설명 혹은 공감을 유도하는 무언가가 있어야 광고다운 광고가 되는거다. 

조준희 행장 입장에서는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데 모두가 이용을 안하니까" 답답하겠지, 
왜냐면 "내 입장"에서는 "내 은행이 참 좋은 은행" 이니까

그러니까 이런 안타까운 마음에,  
내 은행이 모두가 이용할 수 "있다고만" 이야기하면 정말 모두가 바로 이용하겠지 싶은거지.

뭐 이해는 한다. 
내 새끼는 다 이뻐보이고 내 제품은 다 잘나 보이는게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세상일이 어디 다 "내 입장, 내 마음" 같던가?

정상적인 광고라면 1편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은행" 에서는 
하다 못해 "더 친철하다" 정도라도 넣어서 "그러니까 모두가 이용할만한 좋은게 있다"는 것과 같이 
주장만 하고 넘길게 아니라 설명을 하고 소비자 행동을 유도 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

당연히 2편에서는 뭐 공돌이들나 배나온 중소기업 사장님 그림이라도 나오면서
"기업을 살리고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은행에 예금하면 우리가 싼 이자로 빌려서 공장을 돌립니다" 정도가 나오지 않겠어? 

광고를 잘 몰라도 1편과 2편의 내용을 대충 상상만 해봐도 그림이 전혀 달라보일 것 같지 않냐 이거야!

어쩌면 위 문장을 모두 이어서 하나의 CM에 집어 넣은 (현재는 YTN 사장으로) 간 조행장 생각에는 
"각하의 말씀대로" 기업보국의 정신만 이야기 해도 충분히 온 국민이 감읍하여 기업은행으로 쏟아져 올 것으로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내 생각에는 국민 대부분은 
'아 나는 늘 기업을 살리고 일자리를 늘리는 훌륭한 기업은행과 거래하고 싶었는데 일반인은 못하는 줄알고 안갔더니, 내가 바보일세... 바로 뛰어가서 통장 개설해야지' 라고 생각하고 있음에 틀림없어!"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에는 다 요 밑에 근거가 있다. 


3. 참 수준 이하의 태그라인 혹은 슬로건

찾아보니 조준희 행장이 2010년 12월에 취임을 했는데
그 전에는 슬로건이 언론재단을 거쳐서 매년 경쟁시키는 것이 장땡이라고 생각하는 광고와 마케팅에 무식한 준공무원 집단 답게, 매년 입찰할때마다 매년 바뀌어져왔다.

2005년 그레이월드와이드 - 파인뱅크
2006년 그레이월드와이드 -  위너스뱅크
2007년 말이나그림 - i를 맨 앞에 놓는 은행
2008년 말이나그림 - Welcome to IBK World
2009년 말이나그림 - 힘내라! 중소기업
2010년 휘닉스 - 행복한 금융의 IBK
2011년 대홍기획 - 참 좋은 은행

(그래도 말이나그림 때는 기업은행 광고 "참 좋은 광고" 였는데...)

"참" 이란 말은 뭐 강조하는 부사니까,
"좋다" 라는 말은 사실"어떻게"가 붙지 않으면 참으로 가치 중립적인 말이다. 

즉 "어떻게" 없이 "좋다" 만 같고는 
듣는 소비자가 판단해서 아 정말 그렇네 라고 이해가 안되기 때문에 가치 중립적이라는 말이다. 
마냥 "우리 은행 좋아요"만 주구장창 이야기 해서 이해가 되거나 설득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뭐 광고책 같은 거 보면, Slogan, Tagline이 서로 다르다고 하더만,
무식한 내 생각에는 브랜드 PR 광고 캠페인에서 브랜드 BI와 같이 나오는 Tagline 이라면,
"그 브랜드 네임과 크리에이티브의 내용을 연결시키는 브랜드의 정의"정도가 그 역할일 것 같다.

뭐 쉽게는 월마트의 Everyday Low Price 라든가 Apple의 Think Different 라든가, 
우리 나라에서도 큰 화제가 되었던
"소리없이 세상을 움직입니다. 포스코"
"좋은 생활주식회사 암웨이"

이런 걸 보면 아 이 브랜드만이 내세우는 가치와 업의 정의가 정확하게 일치가 되는 좋은 예들이 되시겠다. 

"참 좋은 은행"도 어떻게 보면 정의를 흉내낸 건 맞는데,
문제는 "어떻게"가 빠져서 이 브랜드만이 내세울 수 있는 가치가 없는,
그래서 그 브랜드에 냉정한 소비자가 보면 고개를 갸우뚱할만한,
정말 흉내만 낸 "참 형편없는" 슬로건 혹은 태그라인이다. 

(그렇게 생각이 안되면 위 좋은 예들을 다시 한 번 봐라. 
어디 참 좋은 할인점, 참 좋은 PC 회사, 참 좋은 다단계 라고 하는지)

아니 거꾸로 생각을 해봐라 - 소리없이 세상을 움직인다고 하면 포스코 딱 나오는데, 참 좋은 은행만 생각하면 기업은행이다가 딱 나오는지, 그리고 그게 내 마음속에 동의가 되는 말인지...

문제는 이런 형편없는 태그라인을 갖고 아직도 참으로 엄청난 광고비가 투여되고 있다는 거지...


광고직설 1. 기업은행 광고가 성공 캠페인이라고? (1)

참나, 책으로도 나왔다.



은행장이 직접 쓴 걸로 되어 있네.
책 광고 기사에서는 이렇게 나온다.

" 광고 후 IBK기업은행은 '국민 상기도 1위 은행'으로 탈바꿈했고 3년간 신규 고객은 매년 100만명 이상 늘어났다. 기업은행 50년 역사상 1년간 신규 고객이 50만명을 넘은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같은 기간 자산은 51조원이나 불어났다. 촌스러운 광고 한편이 51조원의 돈을 끌어모은 셈이다." (파이낸셜뉴스 2015년 1월 29일자)

PR 기사로도 많이 나와 있다. 

IBK기업은행, '송해 광고'로 '친근한 은행' 이미지 탈바꿈 (한국경제 2014년 1월 15일자)
개인고객수 3년 연속 순증에 큰 역할을 했다고. 


IBK기업銀, 송해 광고효과에 '방긋' (조세일보 2014년 1월 15일자)
조준희 행장왈 "대한민국 광고사에 이렇게 광고효과가 돈으로 연결된 적은 없었다"고

주변에서도 이야기 많이 들었을 것이다.
송해 나온 기업은행 광고가 촌스러워 보여도 효과가 엄청났다고...

내가 광고직설의 첫번째 주제로 이 기업은행 광고를 선택한 이유는 
바로 광고의 효과에 대한 분분한 의견에 대해서 꼭 한 번 이야기 하고 싶어서이다.
개인적으로도 상당히 이 기업은행 광고는 고민을 많이 했던 주제기도 하고...

그럼 후벼파보자....






광고직설을 시작하며


간만에 다시 돌아왔다.
역시 아무도 보지 않아서 다행이네.

앞으로는 글쓰기를 지식 노동자로서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방안으로 삼기 위하여,
이 블로그를 꾸준히 써보려 한다.

주제는 광고에 대해서 아무 거리낌 없이 내 느낌대로 써보는 "광고직설".

내 비록 광고에 대해서 마음 속의 이혼을 하였다고 하지만
아직 다른 사랑이 생기지 않았으므로 내가 지금까지 가장 사랑하고 자신있는 광고에 대해서,
아무도 보지 않는 글의 장점을 살려 정말 거리낌 없이 써볼란다.

꾸준히 하루에 30분씩 투자해서..

자 시작이다!